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경질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당시 불거졌던 ‘탁구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는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의 갈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한국 축구계에서 벌어진 상황을 외신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클린스만은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파리 생제르맹 소속의 젊은 선수가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에게 무례한 언행을 했다. 그것이 발단이 되어 둘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당시 몇몇 선수들이 싸움을 말리면서 상황은 정리됐지만, 다음 날에도 팀 분위기는 무거웠다. 모두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그 순간 더 이상 한 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 사건 이후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다. 클린스만은 “결과만 놓고 보면 15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었지만,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선수들은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했기에, 책임은 코칭스태프에게 돌아왔다”고 해석했다.
그는 한국 생활을 돌아보며 “1년 동안 한국에서 감독을 맡으면서 해외파 선수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경기를 지켜봤다. 그 시간은 나에게 있어 환상적인 경험이자 배움의 시간이었고, 우리는 월드컵 8강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팀이라고 믿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한국어를 2년간 공부했으며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부 단어는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완벽히 파악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에서 배운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비록 틀렸더라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항상 옳다고 여겨지는 태도였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은 2023년 2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2024년 1월 아시안컵에서의 성적 부진과 경기 운영에 대한 비판, 그리고 선수단 관리 실패로 인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2월 중순 해임됐다. 당시 그는 훈련에 불참하거나 현장을 자주 비우는 등 성실성 부족 논란과 함께 지도력 부재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선수들 간 갈등을 방관한 점은 감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