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첫날, 러셀 헨리(미국)가 단독 선두로 나서며 시즌 챔피언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작년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2타 차 2위로 그 뒤를 쫓고 있으며, 베테랑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1언더파로 21위에 자리했습니다.

마쓰야마 히데키, 만족과 아쉬움이 교차한 1언더파

페덱스컵이 시작된 2007년 이후 통산 11번째로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진출한 마쓰야마 히데키는 대회 첫날 1언더파 69타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첫날 60대 타수를 기록했지만,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스코어에 대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시즌 포인트 상위 30명만이 출전하는 이 엘리트 대회에서 선두와 8타 차이인 21위라는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이날 마쓰야마의 경기는 기복이 심했습니다. 1번 홀에서 3m 파 퍼트를 성공시켰지만, 바로 다음 2번 홀에서는 2m 버디 기회를 놓쳤습니다. 3번 홀에서는 세컨드 샷을 핀 5m 옆에 붙이고도 3퍼트로 보기를 범했습니다. 반면 8번과 9번 홀에서는 각각 2m와 5m 거리의 퍼트를 성공시키며 연속 버디를 잡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경기 후 “2번, 3번, 특히 11번, 12번 홀에서의 실수가 아쉬웠다”고 돌아보면서도 “하지만 14번 홀에서 중요한 파 퍼트를 지켜낸 것은 최근 없었던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희망을 보였습니다.

‘퍼팅의 마법’ 헨리의 경이로운 그린 플레이

한편, 단독 선두에 오른 러셀 헨리의 경기력은 경이로웠습니다. 올 시즌 평균 비거리 287야드로 투어에서 단타자에 속하는 그가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몰아치며 9언더파를 기록했습니다. 그의 폭발적인 스코어의 비결은 바로 ‘퍼팅’이었습니다.

이날 단 24개의 퍼트만 기록한 헨리는 총 63미터(207.4피트)의 퍼트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에서 출전 선수 30명 중 1위에 올랐습니다. 7언더파로 2위에 오른 셰플러가 성공시킨 총 퍼트 거리가 42미터(140.11피트, 3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헨리의 그린 위 지배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헨리는 “드라이버 컨디션이 매우 좋았고, 이 코스의 그린이 나와 잘 맞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셰플러, 경쟁자 헨리를 향한 존경심

헨리를 2타 차로 추격하고 있는 셰플러는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헨리의 저력을 예견한 바 있습니다. 그는 “헨리는 정말 성실한 노력가다. 체육관이나 연습장에서 그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는지 지켜봐 왔다”며 “여러 이유로 존경하는 선수”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인성도 훌륭하고 골프 실력도 뛰어나다. 헨리처럼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타이거 우즈와의 비교는 터무니없다’ 일축한 셰플러

지난주 시즌 5승을 달성하며 2006-07년의 타이거 우즈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5승 이상을 기록한 셰플러는 최근 우즈와의 비교 여론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타이거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라며 “그는 모든 세대의 골퍼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자란 우리는 정말 멋진 경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설과의 단 한 번의 라운드에서 얻은 교훈

셰플러는 우즈와 함께했던 단 한 번의 라운드가 자신의 골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회상했습니다. 2020년 11월에 열렸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였습니다.

“당시 우리 둘 다 20위권이라 우승 가능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1번 홀 그린에서 문득 옆을 보니, 라인을 읽는 그의 표정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백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우승을 노리는 사람처럼 완벽하게 집중하고 있었죠. 2번 홀의 어프로치 샷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샷 하나로 우승이 결정되는 듯한 기세였어요. ‘믿을 수 없다. 내 인생에서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우즈는 12번 홀(파3)에서 ’10’타를 기록하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마지막 6개 홀에서 5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셰플러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습니다. 셰플러는 “타이거에게 배운 것은, 매 경기, 매 샷을 똑같은 열정으로 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는 골프라는 스포츠의 틀을 완전히 초월한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랭킹 1위, 2년 연속 올해의 선수 등 그 어떤 위업을 달성하더라도 타이거 우즈와 비교되는 것을 원치 않는 셰플러는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