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바이오 제약 시장에서는 유망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기존 제품의 상업화 확대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월가 분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미럼 파마슈티컬스(Mirum Pharmaceuticals, Inc.)와 60 디그리스 파마슈티컬스(60 Degrees Pharmaceuticals, Inc.)가 각각 대규모 인수 계약과 마케팅 확장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럼 파마슈티컬스, 블루제이 인수로 간 질환 치료제 입지 강화

나스닥 상장사인 미럼 파마슈티컬스(MIRM)는 희귀 간 질환 치료 분야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블루제이 테라퓨틱스(Bluejay Therapeutics)를 현금 6억 2천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는 월가에서 즉각적인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12월 8일, 투자은행 베어드(Baird)는 미럼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유지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80달러에서 8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미럼은 만성 D형 간염(HDV)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단일클론항체 ‘브렐로비투그(brelovitug)’의 전 세계 판권을 확보하게 된다. 크리스 피츠(Chris Peetz) 미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에 대해 “체계적인 개발과 규제 혁신을 통해 희귀 질환 환자들에게 영향력 있는 의약품을 제공한다는 우리의 핵심 역량과 정확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브렐로비투그는 임상 2상 시험에서 100%의 HDV RNA 반응률을 보이며 뛰어난 효능을 입증했으며, 내년 하반기에 임상 3상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월가의 긍정적 전망과 파이프라인 시너지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역시 미럼에 대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과 목표 주가 81달러를 유지하며 이번 딜을 전략적으로 현명한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모건 스탠리 측은 이번 인수가 미럼의 기존 희귀 간 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현재 구축된 상업적 인프라와 명확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확장된 파이프라인이 향후 최대 4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럼은 이미 알라질 증후군(ALGS) 및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 치료제인 리브말리(LIVMARLI)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한 바 있다.

다만, 투자 관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미럼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및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 트렌드와 맞물려 AI(인공지능) 관련 주식이 더 높은 상승 여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는 바이오 섹터가 유망하지만, 현재 시장의 자금이 AI 기술주로도 강하게 쏠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60 디그리스 파마슈티컬스, ‘아라코다’ 판매 호조에 따른 공격적 확장

한편, 감염병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60 디그리스 파마슈티컬스(SXTP)는 주력 제품인 말라리아 예방약 ‘아라코다(ARAKODA®)’의 판매 확대를 위해 2026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 회사는 지난 6개월간 진행한 상업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처방전 수요가 증가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제프 다우(Geoff Dow) CEO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의 수요 증가 추세를 확인했다”며, 2026년에는 영업 인력을 두 배로 늘리고 굿알엑스(GoodRx)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고도화하여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제품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바베시아증 임상 시험 확대 및 FDA 피드백 대응

상업적 확장과 더불어 60 디그리스 파마슈티컬스는 임상 연구 부문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최근 소통 결과를 바탕으로 바베시아증(Babesiosis)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 실시 기관을 최소 두 곳 이상 추가할 예정이다.

최근 FDA는 회사가 제출한 ‘혁신 의약품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요청을 반려했으나, 바베시아증이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FDA는 현재 진행 중인 대조 임상 시험 데이터를 보강하여 다시 신청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위약 대조 시험과 치료 불응성 재발 환자를 위한 확대 접근 시험을 강화하여 FDA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